소중한 일상 이야기

가난 : 대학교 급식

봄빛햇살23 2020. 8. 3.
728x90

내가 글을 쓴다면 이것에 대해 쓰고 싶었다. 대학시절 나의 가난에 대한 글이다. 대학시절 가난에 대한 경험은 나의 부모의 가난도 나의 형제의 가난도 아닌 오로지 나의 가난이다.

나는 스무살이 되면 내 생활비는 내가 벌어서 써야 한다는 생각이 있다. 나의 부모도 내 생활비를 보내주기 위해서는 노동을 해서 돈을 마련해야 한다. 스무살 넘고 사지 멀쩡하고 노동이 가능한 내가 스스로 생활비를 벌어 쓰는게 맞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매일 일상 속에서 가난을 마주하는 것은 배고픔이다. 집밖을 나가지 않으면 돈이 안들지만 배고픔은 나를 집밖으로 나가게 한다. 내가 자급자족해서 텃밭을 실제 가꾸지 않는 한 먹을 식품을 마트에서 사와서 요리를 해서 먹거나 남이 해준 음식을 돈주고 사먹는 식당에 가야만 한다.


20살 초반의 내가 잘 할 수 있는 요리는 그리 많지 않았다. 주로 할 수 있었던 요리는 참치 김찌찌개, 된장 아욱국, 참치 미역국이다. 국에다 밥을 말아서 김치 반찬 하나로 밥을 먹었다. 물론 식료품 비용을 많이 들인다면 삼겹살, 스테이크 등 다양한 요리가 있겠지만 가장 가성비 높은 음식은 국밥이다.

사실 나는 요리를 좋아 하지 않는다. 요리를 할때 중간중간 손을 씻는 것 때문에 손가락 끝이 아리다. 거기다 설거지를 하고 나면 손 전체가 뻣뻣하고 건조하고 아픈 느낌이 너무 싫다. 식료품 비용을 들이고 많은 시간을 써서 요리를 했는데 음식이 맛이 없다. 그 맛없는 요리를 1인 가구에게는 많은 양이기에 최소 2~3일은 아까워서라도 꾹참고 먹어야 한다. 이 맛 없음이 내가 요리를 싫어하게 하는 결정적인 이유이다.

 

그때 나에게 대학교 급식이 없었다면 어쩔뻔 했나 싶다. 학교 백반은 영양사의 식단표로 영양소가 완벽했으며 4000원이라는 비용으로 맛도 훌륭했다. 또한 양이 부족하다 싶으면 더 가져다 먹을 수 있는 큰 장점이 있다. 스무살 부모품에서 학교 다니는 애들은 내가 급식을 왜 많이 먹는지 몰랐을 것이다. 친구들은 '너는 보기보다 많이 먹는다.' '그렇게 많이 먹는데 살도 안찌고 좋겠다.' 이런 말들을 들었던것 같다. 그 땐 말 못했는데 지금 이렇게 속시원히 글로 써본다. "지금 먹는 음식이 내 유일한 오늘 식사야."

나에게 가난이란 물건을 살때 가성비를 따지는 습관을 들게 했다. 과자나 라면으로 식사를 때우고 싶어도 사람은 일일 영양소가 충분치 않으면 그날 계속 음식을 찾게 되어 저녁에 과식을 하므로 식료품비가 더 많이 든다는 사실을 알았다. 어차피 일일 권장 영양소를 채워야 하는 사람이기에 가장 가성비 높게 음식을 섭취할 시간대는 아침과 점심 시간대이다. 아침과 점심을 안먹으면 몸의 컨디션이 안좋다. 어차피 하루 중에 식사를 할꺼라면 가장 몸의 컨디션이 좋게 점심에 1식을 하는 것이 낫다. 그래서 권장 영양소 섭취를 위해서는 시간대비 비용 4천원으로 식사할 수 있었던 점심시간 대학교 백반이 최고였던 것이다.

그때의 나와 같은 상황에 있는 사람이라면 학교 인프라를 잘 활용해서 건강한 몸을 유지하길 바래본다. 학교 급식은 당신의 빠듯한 생활비에 훌륭한 대안이 된다.







728x90

댓글

💲 추천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