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0월 9일 한글날. 이번 한글날은 추석 연휴 후 금 토 일 3일 연속으로 쉴 수 있는 귀한 날이다. 코로나 이전이었다면 이런 황금연휴에는 여행을 다녀왔을 텐데. 지금은 꺼려진다. 집콕이나 집근처 나들이 정도. 그래서 근처에 사는 언니에게 전화를 했다. “한글날 뭐 할 거야?” 그런데 대뜸 “혹시 무화과 좋아해? 싫어해?” 하고 물어본다. 난 뭐 가리는 것 없이 먹는 편이라. 당연히 있으면 다 먹는다.
자신이 이번 추석에 부모님 집에 다녀왔는데 무화과를 가져왔다고 한다. 그래서 방금 전까지 무화과 잼을 만들었다고 한다. 무농약 무화과에 유기농 설탕. 유기농 레몬을 있는 힘껏 짜서 즙을 만들어 넣어 만들 었다고 한다. 엄청 힘들게 만든 것 같은데 그 결과물을 나에게 주고 싶다는 것이다. 딱 두 병 만들어 졌는데 한 병은 자기가 먹고 한 병은 나를 주고 싶다는 뜻이다. 주변에 많은 사람이 있었을 텐데 내가 선택되었다니 너무나 기쁘다.
한글날 만나서 주변 산책도 하고 선물을 받아왔다. 무화과 잼과 땅콩 한 봉지가 들어있었다. 부모님이 무농약으로 자식들 주려고 조금만 키운 땅콩이라고 한다. 나이가 들어 갈수록 스스로 요리를 해서 먹어야 하니 음식이 귀하다. 특히 나의 건강을 생각하며 주는 건강한 먹을거리다. 가족이 아닌 누군가가 챙겨주는 먹을거리 너무나 고맙다.
주말 아침에 먹을 생각에 빵집에 들려 우유 식빵과 토스트 식빵 두 개나 사왔다. 잼을 개봉하려고 했는데 뚜껑에 스티커가 붙여 있다. 거기다 손수 “무농약 무화과 잼” 이라고 쓰고 제조한 날짜와 자신의 이름도 손 글씨로 이쁘게 썼다.(노랑색 하트가 그 언니의 이름이다.^^)
이걸 어떻게 바로 먹어. 날 주려고 이렇게 정성스레 글씨도 쓰고 하늘색 실로 끈도 메달아 포장했을 그 모습이 상상이 된다. 그 마음과 사랑이 좋아서 오늘까지 먹지 못했다. 냉장고를 열 때 마다 보이는 손수 쓴 라벨이 너무나 기분을 좋게 한다. 맛이 너무 궁금한데 한편으로 맛보지 않아도 내 입맛에 딱 맞는 가장 맛있는 맛이겠다 생각된다.
음식은 신선도 떨어지면 맛없어 지는데. 이렇게 마냥 보고만 있을 수 없고 오늘 아침에도 차마 먹지 못했는데, 내일 바쁜 아침엔 꼭 먹어야 겠다. 이렇게 사진도 찍어놓고 글도 써놨으니 이제는 먹을 수 있겠지. 더 보고 싶어서 개봉을 못하는 “무농약 무화과 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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